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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라이드 (스토리라인, 반전, 완성도) 친구들과 "언제 한번 여행 가자"는 말을 몇 번이나 주고받았는지 세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 약속이 5년째 보류 중입니다. 영화 퍼스트 라이드를 보고 나서 그 찜찜한 감정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10년째 지키지 못한 약속을 들고 나타난 친구들의 이야기, 그냥 웃고 끝나는 영화가 아닌 것 같아서 조금 더 깊이 들여다봤습니다.10년째 멈춰있던 스토리라인, 어떻게 흘러가나영화의 뼈대는 생각보다 탄탄합니다. 여섯 살 때부터 붙어 다닌 사총사가 고3 마지막을 불태우려 태국 여행을 계획하지만, 출국 당일 휴게소에서 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첫 번째 시도가 허무하게 무산됩니다. 이 장면이 단순한 개그 코드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 제가 영화에 흥미를 느낀 이유입니다. 공항도 아니고, 비행기 앞도 아닌, 겨우 휴게소 화.. 2026. 5. 21.
플래닛 (감정선, 연출, 클리셰, 결말, 총평) 러시아 SF 영화라고 하면 예산 부족에 어설픈 CG를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2022년 러시아 재난 영화 '플래닛'을 보고 나서 그 편견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소행성 충돌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아버지와 딸이 하늘과 땅에서 서로를 향해 손을 뻗는 이야기가 꽤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감정선: 공황장애라는 장치가 만들어 낸 균열공황장애(Panic Disorder)를 주인공의 특성으로 사용한 재난 영화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공황장애란 예측할 수 없는 시점에 극심한 공포와 신체 증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불안 장애의 일종입니다. 영화는 육상 선수 레라가 결승선에서 갑작스럽게 공황 발작을 겪는 장면으로 문을 엽니다.일반적으로 재난 영화의 주인공은 신체적.. 2026. 5. 20.
굿모닝 에브리원 (스토리, 후반부, 총평) 해고 통보를 받은 날, 당신은 어떻게 했습니까? 2010년 개봉한 영화 '굿모닝 에브리원'의 주인공 베키 풀러는 자신을 해고한 회사 건물을 나서며 곧바로 다음 면접 자리를 잡습니다. 저도 이 장면을 보면서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렇게까지 앞으로 달려가는 사람이 실제로 있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베키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스토리: 만년 꼴찌 모닝쇼, 워커홀릭 PD가 뛰어들다베키 풀러가 새로 맡게 된 프로그램 '데이브레이크'는 미국 3대 메이저 방송국 IBS의 모닝쇼입니다. 47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현재 상황은 처참합니다. 11년 동안 총괄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 이하 .. 2026. 5. 20.
이레셔널 맨 리뷰 (캐릭터, 스토리, 결말) 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첫 우디 앨런 영화치고 '이레셔널 맨'이 입문작으로 최선이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재미없지는 않았는데, 뭔가 손에 꽉 잡히는 느낌이 없었달까요. 그 찜찜함이 리뷰를 쓰게 만들었습니다.철학과 교수 에이브, 왜 이 캐릭터가 불편한가영화는 삶의 의지를 잃은 철학과 교수 에이브 루카스가 시골 대학에 부임하면서 시작됩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런 유형의 캐릭터는 처음엔 '지적인 염세주의자'처럼 멋있어 보이다가 점점 불편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에이브가 딱 그랬습니다.에이브는 택시 운전, 건물 잡일, 엘리베이터 운전 같은 다양한 직업을 전전했지만 항상 책을 손에서 놓지 않은 인물로 묘사됩니다. 여기서 영화.. 2026. 5. 20.
홀랜드 오퍼스 (야망 있는 작곡가가 교단에 서기까지, 교사의 성장을 만든 제자들, 아들 콜과의 갈등, 그리고 진짜 사랑의 언어, 오퍼스의 진짜 의미와 한국 교육의 현실) 1995년 개봉한 영화 한 편이 30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음악 교사의 30년 교직 생활을 담은 홀랜드 오퍼스는 단순한 감동 영화가 아닙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그건 결말이 슬퍼서가 아니라, 너무 익숙한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야망 있는 작곡가가 교단에 서기까지글렌 홀랜드는 처음부터 교사가 되고 싶었던 사람이 아닙니다. 존 콜트레인의 색소폰에 심취해 재즈를 들으며 자란 음대 출신 작곡가였고, 그의 진짜 목표는 오케스트라 교향곡을 완성하는 것이었습니다. 결혼과 생계라는 현실 앞에서 그는 임시방편으로 고등학교 음악 교사 자리를 택합니다.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가 처음 교단에 섰을 때의 태도입니다. 학생들에게 별 관심이 없었고, 클래식 음악의 형.. 2026. 5. 20.
킹스 스피치 (말더듬증, 왕의 연설, 두려움 극복)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 하나쯤은 품고 살아가지 않으시나요? 저도 오랫동안 감추고 싶었던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걸 꺼내놓지 못해 혼자 곪았던 시간이 떠올라,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2010년 영화 킹스 스피치 이야기입니다.왕도 감추고 싶었던 말더듬증1925년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 박람회 폐막식. 수만 명의 청중 앞에 선 왕자 알버트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그가 앓고 있던 것은 말더듬증(Stammering), 의학적으로는 발화 유창성 장애(Fluency Disorder)라고 부릅니다. 발화 유창성 장애란 말하고 싶은 내용은 머릿속에 있지만 혀와 성대가 뇌의 명령을 제때 따라오지 못해 리듬이 깨지는 언어 장애를 의미합니다.영국 왕실이 동원한 전문가들.. 2026.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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